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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찬 | 김민정 <시에 미친년과 함께 시와 미쳐보기>

김민정 <시에 미친년과 함께 시와 미쳐보기>
2024 봄학기 연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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젯밥 너 하나 못 먹어서 끝나는 게 아니야
그 잘난 고추 하나도 못 뽑을 거면서
저 천하에 쓸모없는 계집애들만 주렁주렁
다 어쩔 것이여 살림 들어먹을 년들
시방 혀 차기도 아깝다니까 쯧쯧 하시니
우리 할아버지도 아닌데 저 곰방대 할배
검은 갓 쓰고 옥색 두루마기 입고 와서
검은 갓 벗고 옥색 두루마기 벗고 나서
졸라 드시는 거죠 촵촵거리면서
저 같잖은 말도 말이라고 저 입에다가
아귀수육하고 민어 살 뜨고 육전 부치고
소갈비 재고 게장 담그고 새우 튀기는
엄마는 미쳤어 엄마는 미친 거야
그래 나 미쳤다 미쳤으니 네 아빠랑 살지
감 깎는데 양자 새끼 이 집에 들이기만 해봐
내가 이걸로 눈 다 후벼버릴 거야
―「잘 줄은 알고 할 줄은 모르는 어떤 여자에 이르러」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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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는 시인이자 성공한 편집자. 1999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 시 부문에 「검은 나나의 꿈」 외 9편의 시가 당선된 이래, 『날으는 고슴도치 아가씨』 『그녀가 처음, 느끼기 시작했다』 『아름답고 쓸모없기를』 등을 펴냈다.

마흔네 살의 겨울, 마흔네 편의 시가 담긴 네번째 시집 『너의 거기는 작고 나의 여기는 커서 우리들은 헤어지는 중입니다』를 묶어낸 시인, 김민정.

시인의 씀을 향한 열망은 강렬했고, 시는 그녀를 살게 했다. ‘시의 경계를 넘나든다’는 수식은 시인과 오래 함께했다. 데뷔작에서부터 시인이 끈질기게 질문해온 시와 언어. 단단했던 관습의 벽을 유연하게 늘려내고 우리가 외면해온 세계에 언어를 부여하는 김민정의 시집에서는 여전히 그녀 속에 활활 타오르고 있는 시인으로서의 의지, 소명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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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2024.5.1.물, 14:00-16:00
곳: 파티 영상스튜디오, 아시아출판문화센터 3층

포스터 멋지음. 박서영.이음